라쉬 - 민수기 9장
1 그들이 미쯔라임 땅에서 나온 지 이년 첫째 달에 하쉠께서 시나이 광야에서 모쉐에게 말씀하셨다.
- 첫째 달에(בַּחֹדֶשׁ הָֽרִאשׁוֹן): 이 구절은 민수기 서두에 나오는 말씀보다 앞선 시점인데, 민수기 첫 구절은 둘째 달, 곧 이야르월에 주어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토라에는 반드시 연대순의 질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배운다. 그렇다면 왜 민수기 서두를 이 주제로 시작하지 않았는가? 이는 이 구절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수치스러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이스라엘 자손이 광야에 머무는 40년 동안 유월절 제사를 단 한 번, 이 첫해에만 드렸다는 사실 때문이다.
2 "이스라엘 자손은 유월절을 그 기일에 지내야 한다.
- 그 기일에(בְּמֽוֹעֲדֽוֹ): 이는 샤밧일지라도 반드시 그 때에 드려야 함을 의미한다. ‘그 정한 때에’—이 표현은 회중의 대부분 또는 전원이 시체로 인해 부정한 상태에 있을지라도 그 유월절 제사는 그 정해진 시기에 드려야 함을 뜻한다.
3 이달 십사 일 저녁때, 곧 그 기일에 너희는 유월절을 지내야 하니 그 모든 규례와 법규대로 지내야 한다."
- 모든 규례와(כְּכָל־חֻקֹּתָיו): 이는 유월절 제물 자체에 적용되는 명령들을 뜻하니, 곧 일 년 된 흠 없는 숫양이나 숫염소일 것이라는 규정이다.
- 모든 법규대로(וּכְכָל־מִשְׁפָּטָיו): 이는 유월절 제물 외적인 명령들을 가리키며, 예를 들어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어야 하고, 제물을 잡기 전에 누룩을 제거해야 한다는 등의 법률이 여기에 해당한다.
4 모쉐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유월절을 지내라고 말하였다.
- 모쉐가…말하였다(וַיְדַבֵּר משֶׁה): 성경은 왜 이 말을 굳이 다시 언급하는가? 이미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하쉠의 절기들에 대한 규례를 말하였다”(레 23:44)고 하지 않았는가? 이는 곧, 모세가 시내산에서 절기에 관한 구절을 들었을 때 이미 그것을 백성에게 전하였고, 각 절기의 실천 시기가 다가오면 그때마다 해당 절기의 규례를 다시 반복하여 설명하였다는 점이다.
5 그들이 유월절을 그달 십사 일 저녁때 시나이 광에에서 처음으로 지내었다. 하쉠께서 모쉐에게 명령하신 모든 것대로 그렇게 이스라엘 자손이 지내었다.
6 그때 사람의 시체 때문에 부정하게 되어 그날에 유월절을 지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그날에 모쉐와 아하론 앞에 나왔다.
- 모쉐와 아하론(לִפְנֵי משֶׁה וְלִפְנֵי אַֽהֲרֹן): 이는 두 사람이 함께 연구의 집(베이트 하미드라쉬)에 앉아 있을 때 그들이 나아와 질문하였음을 뜻한다. 이들을 향해 한 사람씩 따로 나아갔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 만일 모세조차 그 답을 모른다면, 아론이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7 그 사람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사람의 시체로 인하여 부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왜 우리가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그 기일에 하쉠의 제물을 바치지 못하게 하십니까?"
- 왜 우리가…못하게 하십니까(לָמָּה נִגָּרַע):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부정한 자는 제사를 드릴 수 없느니라.” 이에 그들이 말하였다. “우리 대신 정결한 제사장들이 피를 제단에 뿌리게 하고, 우리 대신 정결한 자들이 고기를 먹게 하소서.” 모세는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기다리라, 내가 들을 것이니라…” 이는 마치 제자가 스승에게서 반드시 대답을 들을 것이라는 확신 속에 말하는 것과 같다. 여인에게서 태어난 자로서 이렇게 확신할 수 있는 자는 복되도다! 그는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신성한 임재(쉐키나)와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구절은 모세를 통해 다른 토라의 구절들처럼 직접 주어졌어야 마땅하나, 이 사람들의 요청 덕분에 그들을 통해 말씀이 주어졌다. 이는 “공로는 그에 합당한 자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8 모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서 있어라. 하쉠께서 너희에게 무엇을 명령하시는지 내가 들을 것이다."
9 하쉠께서 모쉐에게 말씀하셨다.
10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라. 너희나 너희 후손 중에 어떤 사람이 시체로 인하여 부정하게 되었거나 먼 길에 있을 때도 하쉠께 유월절을 지내야 한다.
- 먼 길에 있을 때도(אוֹ בְדֶרֶךְ רְחֹקָה): 여기서 רְחֹקָ֜ה֗(먼 길)의 ה 위에 점이 찍혀 있는 것은, 그것이 유월절 제사를 드릴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거리를 의미하지 않음을 가르쳐준다. 오히려 이는 제물 잡는 전 과정 동안 그가 성막 뜰의 문턱 밖에 있었던 경우를 뜻한다. 그리고 둘째 유월절(פֶּסַח שֵׁנִי)을 드릴 경우, 집 안에 무교병과 함께 누룩도 보관할 수 있으니, 이는 이 날이 본래의 절기처럼 완전한 명절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룩은 유월절 제사와 함께 먹는 경우에만 금지되며, 이는 유월절 제물이 반드시 무교병과 함께 먹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11 둘째 달 십사 일 저녁때 유월절을 지내야 한다.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그들이 그것을 먹어야 한다.
12 그들은 아침까지 그것 중에 어떤 것도 남기지 말아야 하며, 뼈를 부러뜨려서도 안 된다. 유월절의 모든 규례대로 그들은 지내야 한다.
13 정결하고 먼 길에 있지 아니한 사람이 유월절 지내기를 그만두면 그 목숨이 그 백성에게서 끊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하쉠의 제물을 그 기일에 바치지 않으면 그 사람은 그의 죄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14 너희와 함께 우거하는 나그네가 하쉠께 유월절을 지내려면 그 유월절의 규례와 법규대로 그렇게 지내야 한다. 나그네에게나 그 땅의 원주민에게나 한 규례가 너희에게 있어야 한다."
- 너희와 함께 우거하는 나그네가 유월절을 지내려면(וְכִֽי־יָגוּר אִתְּכֶם גֵּר וְעָשָׂה פֶסַח): 이 표현만을 본다면, 누구든지 개종하면 즉시 유월절 제사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성경은 이어서 “너희 모두에게 하나의 규례가 있을지니라”고 말씀한다. 이는 본래의 생각과는 다르게, 다음과 같은 의미임을 나타낸다. 즉, 개종한 자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거주하며 유월절 제사를 드릴 시기가 되면, 그 역시 그 규례와 법도에 따라 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15 그 성막을 세운 날에 구름이 증거의 천막인 성막을 덮었다. 저녁에 그것이 그 성막 위에 불 모양처럼 아침까지 있었다.
- 증거의 천막인 성막(הַמִּשְׁכָּן לְאֹהֶל הָֽעֵדֻת): 이는 곧, 증언의 돌판들을 위한 장막으로 기능하는 성막을 뜻한다. 다시 말해, 증거판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성막이다.
- 그것이 그 성막 위에(יִֽהְיֶה עַל־הַמִּשְׁכָּן): 이 표현은 “계속해서 장막 위에 머물렀더라”는 의미로, 이 본문 안에 등장하는 모든 동사들도 같은 식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즉, 그 상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음을 나타낸다.
16 그 구름이 항상 그렇게 있어 밤에는 불 모양으로 그것을 덮었다.
17 그 구름이 천막으로부터 올려질 때, 그러고 나서 이스라엘 자손이 이동하였다. 구름이 머무는 곳 거기에 이스라엘 자손이 진을 쳤다.
- 그구름이…올려질 때(הֵֽעָלוֹת הֶֽעָנָן): 이 표현의 의미는 온켈로스의 번역대로 “אִסְתַּלָּקוּת,” 곧 “구름이 물러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וְנַעֲלָה הֶעָנָן’(민 9:21)도 같은 의미이다. 만약 여기서 ‘וּלְפִי עֲלוֹת הֶעָנָן’이나 ‘וְעָלָה הֶעָנָן’이라고 썼다면, 그것은 단지 ‘자라오르다’ 혹은 ‘위로 올라가다’는 뜻일 뿐, 물러남을 뜻하지는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보라, 사람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이 바다에서 올라오고 있다(עֹלָה)”(왕상 18:44)와 같은 구절에서처럼 말이다
18 이스라엘 자손이 하쉠의 입에 따라 이동하였고, 하쉠의 입에 따라 진을 쳤다. 그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는 모든 날 동안 그들이 진을 치고 머물렀다.
- 하쉠의 입에 따라 이동하였고(עַל־פִּי ה' יִסְעוּ): 하쉠의 명령에 따라 그들이 행진하였다’—말레케트 하미쉬칸(13장)의 바라이타에 따르면, 이스라엘 자손이 이동할 때 구름기둥은 먼저 말려 접혔다가, 이후 유다 지파의 진영 위에 들보처럼 펴졌다. 그러면 제사장들이 나팔로 테키아(긴 나팔 소리), 트루아(짧은 나팔 소리 연속), 다시 테키아를 불었다. 하지만 구름은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으며, 반드시 모세가 “하쉠이시여, 일어나십시오…”(민 10:35)라고 말한 후에야 움직였다. 그제야 유다 지파의 깃발을 앞세운 진영이 출발하였으며, 이 마지막 내용은 시프레이(Sifrei 84)에서 전해진다
- 하쉠의 입에 따라 진을 쳤다(וְעַל־פִּי ה' יַֽחֲנוּ): 이스라엘 자손이 진을 칠 때에는, 구름기둥이 활처럼 휘어져 유다 지파의 진영 위에 움막 형태로 펼쳐졌으나, 모세가 “하쉠이시여, 이스라엘의 천천과 만만 가운데 안식하소서”(민 10:36)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구름이 완전히 퍼지지 않았다. 이로써 그들의 출발과 정착 모두가 “하쉠의 말씀에 따라” 이루어졌고, 동시에 “모세를 통하여”(민 9:23)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19 그 구름이 성막 위에 많은 날 동안 오래 있을 때는 이스라엘 자손이 하쉠의 지시를 지켜 이동하지 않았다.
20 그 구름이 성막 위에 며칠간 있을 때도 있었다. 그들은 하쉠의 입에 따라 진을 쳤고, 하쉠의 입에 따라 이동하였다.
- 때도 있었다(וְיֵשׁ): “때때로”라는 의미이다
- 며칠간 있을(יָמִים מִסְפָּר): 이는 며칠 동안, 곧 짧은 기간을 뜻한다.
21 그 구름이 저녁부터 아침까지 있을 때도 있었다. 그 구름이 아침에 올려지면 그들이 이동하였으니 낮이든 밤이든 그 구름이 올려지면 이동하였다.
22 이틀이든 한 달이든 일 년이든 그 구름이 그 성막 위에 계속 머물 때는 이스라엘 자손이 진을 치고 이동하지 않았고, 그것이 올려질 때 이동하였다.
- 일 년(אֽוֹ־יָמִים): 여기서 ‘יָמִים’은 “일 년”이라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이는 “그 구속 기간은 만 1년이다(יָמִים)”(레 25:29)라는 구절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된 표현이다
23 그들은 하쉠의 입에 따라 진을 쳤고, 하쉠의 입에 따라 이동하였다. 그들이 하쉠의 지시를 모쉐를 통하여 내린 하쉠의 입에 따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