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은 랍비의 집에서 비롯되어 ‘히브라’라 불린다. 이는 ‘우리는 그가 매를 맞고 하나님께 맞아 고난을 당한다고 생각하였노라.’(사 53:4)라는 구절에 근거한다. (b.Sanhedrin 98b)
메시아에게 ‘나병환자’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다음 구절에 근거를 두고 있다. “참으로 그는 우리의 고통을 짊어지고 우리의 슬픔을 담당하였거늘 우리는 그가 매를 맞고 하나님께 맞아 고난을 당한다고 생각하였노라.”(사 53:4). ‘히브라(Chivra)’는 아람어로 ‘나병환자’를 뜻하며, 문자 그대로는 ‘하얀’을 의미하는데, 이는 이 병의 특징적인 색깔을 나타낸다. “보라,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같이 희게 되었더라.”(민 12:10)라는 구절에서도 이 피부병의 색상이 언급된다. 비록 위 이사야 구절에 ‘히브라’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메시아를 ‘나병환자’로 이해하는 것은 ‘맞은 자’(stricken)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것이다.
히브리어에서 나병(leprosy)은 의외로 ‘네가’(nega, נֶגַע)라는 이름을 가지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 ‘접촉’(a touch)을 의미한다. 즉, 나병환자란 하나님께 ‘닿은’, 곧 ‘하나님의 접촉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살의 피부에 종기나 딱지나 반점이 생기고 그것이 그의 살 피부에서 나병같이 되거든”(레 13:2)이라는 구절에서 ‘나병의 증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표현은 직역하면 “나병의 접촉”(nega tzara’at)이 된다. 이 병이 질병임을 고려할 때, 이사야 53장 4절의 번역자는 ’네가(nega)‘를 ‘접촉’보다는 ‘타격’을 의미하는 “그가 맞았다(nagu’a)”는 표현을 선택하였다. 따라서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그를 나병으로 “치셨다”, 즉 “만지셨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탈무드 산헤드린에서 메시아의 이름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 각 학파는 메시아를 자기 스승의 이름으로 부른다. 예를 들어 야나이(Yanai) 학파의 제자들에게 메시아는 ‘인논’(Yinnon, 시 72:17 - “영원토록 지속되며”로 번역됨)이라 불리고, 쉴라(Shila) 학파의 제자들에게는 메시아의 이름이 ‘쉴로’(Shiloh, 창 49:10)이다. 같은 방식으로, 메시아가 ‘나병환자’로 불리는 것은 랍비 유다 하나시(Rabbi Yehudah HaNasi)의 전통에 근거한 것인데, 그는 심한 고통을 겪었거나 실제로 나병환자였다고 전해진다. 메시아가 ‘히브라(나병환자)’로 불린다는 주장에 대해 유다 하나시의 제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의 이름은 랍비의 집에서 비롯되어 ‘히브라’라 불린다. 이는 ‘우리는 그가 매를 맞고 하나님께 맞아 고난을 당한다고 생각하였노라.’(사 53:4)라는 구절에 근거한다. (b.Sanhedrin 98b)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하자면, 선지자는 메시아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그는 하나님께 ‘닿은 자’, 곧 이스라엘을 위해 나병환자가 된 자로 묘사된다. 이러한 해석은 이사야 1장 6절에 나오는 이스라엘의 상태에 대한 묘사에 새로운 빛을 비춘다. “발바닥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그 안에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멍든 것과 곪은 종기뿐이거늘 그것들을 꿰매고 싸매고 향유를 발라 아픔을 달래지 못하였도다.” 이 구절을 “우리는 그가 매를 맞고 하나님께 맞아 고난을 당한다고 생각하였노라.”(사 53:4)라는 말씀과, 메시아가 ‘히브라’라는 개념과 결합해 보면, 메시아는 이스라엘을 대신하여 그 고통을 짊어진 나병환자로서 서 있는 모습을 그려내게 된다.
‘나병환자 메시아’(Leper Messiah)는 위의 탈무드 본문과 같은 유대 전승 속에서 등장한다. 이 전승은 시몬 바르 요하이의 제자인 랍비 여호수아 벤 레비가 메시아를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메시아가 언제 올지를 알고자 한 랍비 여호수아는 로마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는 가난하고 병든 자들 가운데 한 나병환자가 붕대를 풀었다 감았다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b. Sanhedrin 98a). 랍비 여호수아는 그 나병환자가 바로 메시아임을 알아보고, 그에게 “언제 오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 그러자 메시아는 단 한 마디로 대답한다. “오늘이다!” 그러나 하루가 다 지나도록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랍비 여호수아는 메시아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불평하며 스승에게 돌아간다. 그러자 랍비 시몬은 실망한 제자에게 이렇게 답한다. “오늘 너희가 그분의 음성을 듣거든 [그는 오실 것이다.]”(시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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