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시아 사상(Messianic insight)/쯔비 사단: 숨겨진 빛, 유대 문헌 속 메시아의 이름

기멜(ג) - 가보하(ּגָּבֹה): 높은(high)

by 베이트 미드라쉬 2025. 4. 21.
바로 그 시각에 이스라엘은 바라보며 말한다. ‘내가 산들을 향하여 눈을 들리니… 나의 도움이 하늘과 땅을 만드신 주로부터 오는도다.’(시 121:1–2)(Midrash Tanchuma)


메시아를 가리키는 표현으로서 ‘높으신 분’(gavoah)은 이사야가 하나님의 종을 묘사하는 구절에서 비롯된다. “보라, 내 종이 슬기롭게 행할 터인즉 그가 높여지고 격찬을 받으며 지극히 고귀하게 되리라.”(사 52:13). 여기서 ‘종’이 메시아를 가리킨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대의 현자들은 “지극히 고귀하다”는 표현 - 문자적으로 “매우 높은 곳으로 들려진다(gavah)” - 의 의미를 궁금히 여겼다. 그의 지극한 높아짐은 곧 메시아가 하나님께 매우 가까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시편 121편의 첫 구절은 “올라가는 자(순례자)의 노래”(שִׁיר לַמַּעֲלוֹת, Shir LaMa’alot)라는 말로 시작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히브리어 본문에서 이 구절은 단순한 표제가 아니라 시편 본문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이 첫 구절은 곧바로 독자에게 한 가지 인상을 준다. 즉, 시편 기자가 다가올 도움을 보기 위해서 영적으로 상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의 구속자를 보려면 산들보다 더 위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래서 “위로 올라가는 노래. 내가 산들을 향하여 눈을 들리니 나의 도움이 거기서 오는도다.”(1절)라고 노래하는 것이다.

이 구절이 실제로는 산들을 묘사한 물리적인 표현이지만, 한 미드라쉬 주석은 이 장면에서 메시아의 높음을 아브라함, 모세, 그리고 천사들과 비교한다(Midrash Tanchuma B, Toledot 20). 아브라함은 이스라엘 조상들 중 가장 위대한 인물이고, 모세는 예언자들의 으뜸이며, 천사들은 가장 높은 영적 존재들이다. 따라서 아브라함, 모세, 천사는 창조된 존재들 가운데 가장 고귀한 세 차원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아브라함의 위대함은 그가 직접 한 말에서 알 수 있다. “곧 주께 내 손을 드노니”(창 14:22) 이는 맹세했다는 뜻이지만, 문자 그대로 읽으면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손을 붙잡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장면에 기반하여 랍비 유다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하늘의 덮개 위로 들어 올리셨다”(Bereishit Rabbah 48:5). 다시 말해, 아브라함은 하나님 곁에 설 자격이 있는 자였다는 것이다. 모세에 대해서는 민수기 11장 12절의 “양육하는 자(‘오멘’)가 젖먹이를 품듯이”라는 구절과 잠언 8장 30절의 “내가 그 곁에 장인(匠人)(‘아몬’)으로 있었고”라는 구절을 비교하여, 미드라쉬는 모세 또한 ‘하나님 곁에’ 있던 자로 특권을 받은 인물이라고 결론내린다. 천사들의 지위는 에스겔 1장 18절에 나오는 “그것들은 심히 높아서”는 모호한 묘사에서 유래하며, 이는 그들 역시 하나님 곁에 있는 존재들로 간주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드라쉬는 메시아가 아브라함, 모세, 그리고 천사들보다 더 높다고 말한다. 이 인물들이 하나님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생각해 보면, 과연 어떤 면에서 메시아가 그들보다 더 하나님께 가까운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다시 ‘올라가는 자(순례자)의 노래’로 돌아가서, 미드라쉬 탄후마는 메시아가 왜 ‘높으신 분’(Gavoah)이라 불리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메시아]는 어디에서 오는가? 산들을 지나 온다. 이는 ‘그 산들 위에서 기쁜(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사 52:7)라 한 것과 같으며, 바로 그 시각에 이스라엘은 바라보며 말한다. ‘내가 산들을 향하여 눈을 들리니… 나의 도움이 하늘과 땅을 만드신 주로부터 오는도다.’(시 121:1–2).” 이와 같이 메시아는 단순히 지상에서 올라가는 자(ascends from below)가 아니라, 위로부터 내려오는 존재(descends from above)—곧 하나님의 연장으로(현현) 이해된다. 따라서 그의 ‘높음’은 아브라함, 모세, 천사들의 높음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것이다.